* 책 리뷰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적은 것으로,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.
저차 찰스 펫졸드가 이 책(이하 'CODE')을 자신의 최대의 역작으로 꼽는다고 했다. 저자의 눈물나는 노력의 결과일까 'CODE' 는 컴퓨터서적 분야에서 이전에는 없던 또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낸 책이라고 생각한다. 후대에 'CODE' 와 비슷한 혹은 더 뛰어난 내용의 책이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지만, 최신의 수학 참고서들이 결국 본질은 '수학의 정석'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처럼 이 책은 언제나 바이블이 될 것이다.
컴퓨터나 어떤 전자기기든 한번이라도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음과 같은 본질적이고 철학적인 의문이 들었을 수 있다.
컴퓨터란 무엇이고, 어디서부터 왔으며, 어떻게 동작하는가.
사실,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전공 수업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이런 의문이 과연 철학의 이름까지 빌려야 하는 것인가라고 할지도 모르겠다. 거창하게 포장한 이 질문은 사실 기술적으로 아주 명쾌한 답이 있기 때문이다.
하지만 'CODE' 는 저자가 밝히고 있듯이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최신의 기술이나, 아리송한 기술용어로 설명하고 있지 않다. 단지, 한밤중에 남몰래 옆집 친구와 비밀 이야기하고 싶었던 한 아이의 이야기를 따라갈 뿐이다.
'CODE' 는 사실 기술서적이기보다 역사 책에 가깝다. 책을 읽는 동안은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았고, 이야기가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진행의 템포가 빨라져 실제 독자가 당시의 인물들이 되어 문제를 해결해 가는 느낌이 든다. 이야기가 모두 끝났을 때는 이 단순한 덧셈 뺄셈 기계가 어떻게 동작하는가에 대한 의문보다 왜 이렇게 동작 할 수 밖에 없었나를 이해하게 된다. 책한 권으로 이런 통찰력을 가질 수 있게 해준 펫 졸드에게 진심으로 고마워 지는 순간이다.
다만, 모든 것이 완벽 할 수는 없기에 이 멋진 책에도 단점은 있다. 저자는 (혹은 출판사) 마치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도 이 책만 읽으면 모든 것을 통달 할 수 있을 거라고 홍보하는 것 같다. 'CODE' 가 컴퓨터 전공서라고 부르기 민망 할 정도로 쉬운 용어와 일상적인 비유로 어려운 개념을 쉽게 설명한 것은 분명 맞다. 그러나, 어느 순간부터 등장하는 (처음 보는사람에겐 기괴할 법한) 각종 논리회로들과 후반부에 등장하는 어셈블리어를 보고도 '멘붕' 이 오지 않을 초심자가 있을까.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대수적 개념은 제외하고도 말이다.
내가 생각하기에 'CODE" 는 어느정도 기술적인 기반이 다져졌음에도 머리 속에선 수 많은 지식이 난잡하게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읽었을때 정말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.
추가로 이 책에 대해서 특히나 감명 받았던 점은 번역하신 분의 끝이 없어 보이는 배경지식과 놀라운 번역 능력이다. 특히나 요즘 번역에 대한 논란이 안밖으로 많은데, 이 책은 읽는 내내 감탄했었다. 역시 번역가는 단순히 책의 내용을 '번역'하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느꼇다.
옮긴이 소개에서 요즘은 평범한 가장으로 지낸다고 하시는데, 개인적인 욕심으론 이런 멋진 책과 같은 더 많은 역작을 만들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.
원서는 신선한 재료였으며, 번역가의 맛깔나는 조리를 통한 맛있는 책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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